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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 취업 후기

미국 개발자 FAANG 취업 후기 - 0. 글을 시작하며

Julie's 2025. 3.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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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월 중순, 샌프란시스코에 딱 떨어지게 되었다. 5년을 다녔던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갑자기 맞이하게 된 기약없는 휴식기간에 약간 얼이 빠졌다. 6개월 일찍 홀로 미국에서 정착하고 있던 남편이 구해둔 신혼집에서 낮시간 동안 하릴없이 지냈다. 대충 가구와 기본적인 식기류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연고가 전혀 없는 지역이었던지라 주말엔 남편의 친구들을 소개받았다. 그럼에도 새로운 곳에 덩그러니 남겨진 공허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졌다.

문득 나만의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도 가구도 분명하게 '우리'의 것이지만 그래도 남편이 구해둔 공간에 내가 들어가 지내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 친구들도 모두 소속이 있어 자신만의 삶을 그려나가는 느낌이었다. 나도 나만의 회사, 나만의 공간, 나만의 것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 취업을 해야겠구나.

이제 목표를 정했다. 근데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무언가 그려내야할 때는 노션 페이지를 하나 만들고 본다. 무작정 "정착"이라고 이름을 짓고 큰 덩어리부터 그려본다.

일단 내가 어떤 회사를 원하는지 정해봐야한다. 한국에서 다닌 회사는 테크 회사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비즈니스가 필요한 상황에 맞춰 Role을 유연하게 바꿔야했고 덕분에 얕지만 다양한 범주의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Specialized expertise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리더십은 기술 background가 부족했다. 그에 따라 기술 조직은 리드하는 조직이 아닌 따라다니는 조직이었다. 기타 여러한 이유로 나는 당시 막연히 빅테크 회사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럼 회사는 대략 미국 테크 회사로 좁혀졌다.

이제 절차를 알아야겠다.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하는지 알려면 통상 미국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가 어떠한지 알아봐야했다. 그 뒤 각 절차별로 어떤 것들을 해야하는지 잡아나가면 된다. 구글에 무작정 <big tech interview process>라고 쳐본다. 다행히 대충 비슷비슷했다. 일단 제일 중요한건 코딩테스트라고 한다. 그래서 리트코드 결제를 했다.

알고리즘 책도 구매해서 읽고 LeetCode를 한창 풀어보며 지내던 중 갑자기 LinkedIn DM으로 장난같은 연락을 받게 된다. 이 때가 1월 말이었다. 돌이켜보면 미국 랜딩하고 2주 뒤었다. 처음엔 스캠인줄 의심했다.

Meta Recruiter의 첫 연락

하단엔 call schedule을 잡을 수 있도록 recruiter의 availability가 담긴 캘린더가 있었고, Meta 웹사이트로 이동되었다. 그 때서야 새삼 실감이 났다. 나 진짜 실리콘벨리에 있구나!

좋은 마음과 더불어 덜컥 겁부터 났다. 아직 준비된게 하나도 없는데, 코딩 테스트라곤 한 번도 해본적이 없고 아직 알고리즘들을 다 아는 상태가 아니라서 떨어질게 뻔했다. 영어도 면접을 볼 수 있는 수준인지 확신이 없었다. 카페에서 음료 주문할 때도 쩔쩔매던 나였는데.

그래도 언젠간 마주해야할 순간이었고 테스트베드처럼 프로세스를 한 번 타보는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았다. (테스트베드로 삼기엔 너무 좋았던 메타..) 이틀 뒤인 1월 30일로 스케줄을 하고 리쿠르터 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내 취업 대서사는 이제 시작이다.